Library of Ruina/책장/피에르의 고기파이

#373a3c>23구는 맛의 골목이야. 맛있는 음식을 위해서는 그 어떤 짓이라도 전부 허용하지, 심지어 인간을 썰어버리는 것도, 정말 재미있지 않아?>>한 손님이 식당에 음식을 먹으러 들어왔는데, 그만 주방장 마음에 쏙 들어버린 거야! 정말 야들야들하고 적당히 통통한 사람이었거든, 주방장은 바로 칼을 들었고, 손님은 그대로 접시 위에 올라갔지. 맛있다고 감탄하며 먹은 요리가 네가 되는 거고, 다른 사람들은 너를 보며 감탄을 하게 될 거야.>>우리 골목에서 들을 수 있는 흔한 이야기야. 뭐... 그래도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영광으로 생각해도 좋아. 너를 아주 좋은 고기로 봤다는 이야기니까. 응? 23구에서는 이게 최고의 칭찬 중 하나야. 뭘 모르시네.>
>-뒷골목 도축업자의 책장1 에서 발췌

#373a3c>인간을 도축하는 것은 동물보다도 간단해. 보통의 인간은 우리보다 작거든. 날뛰어도 힘만 있다면 바로잡을 수 있다는 소리야. 아, 물론 키가 커야지만 도축업자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마음 상하지 말고. 어쨌든 인간은 조금 아주 시끄러워도 다른 고기들보다는 신경써야 할 게 적어서 아주 편해.>>게다가 그 뭐냐...'8인의 셰프들'? 그 녀석들이 추구하는 방식에 가장 적합한 고기는 인간밖에 없어. 요리의 과정도 맛으로 느껴야 한다느니... 다른 고기들은 할 수 없거든. 그러니 조심해. 이 구역을 겁 없이 돌아다니다가 네가 식탁 위에 올라가는 수도 있으니까.>
>-뒷골목 도축업자의 책장2 에서 발췌

#373a3c>보통 요리를 할 때 사용하는 재료는 도축 전문 조직에서 조달받아. 조직마다 진행하는 방식이나 취급하는 고기가 달라서 잘 골라 이용해야 하지. 우리 고기파이집은 평소에 '브레멘 음악대'와 '꿀꿀이네'를 자주 애용했어.>>'브레멘 음악대'의 고기는 양이 많아도 신선한 편은 아니야. 산산조각이 난 뼈가 고기 사이사이에 박혀있다거나, 고기들이 뒤섞여서는 오묘한 맛을 내기도 했지. 하지만 꾸준히 많은 재료를 싼값에 우리에게 제공했어. 이곳에서 제공하는 고기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여러 가지 실험을 해 볼 때나 소시지를 만들 때 사용해. 아, 이건 그냥 말해두는 건데, 소시지는 여러 가지 고기를 섞어서 만들어 안에 쥐 같은 게 들어있을지도 모르지. 어쨌든 우리는 소시지를 제외하면 그걸 파는 거로 내놓는 일이 극히 드물었어. 그들이 깔끔하게 사용하고 주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꿀꿀이네'라는 양이 적고 가격이 좀 나가도 품질 좋은 고기들을 제공하는 곳이야. 가끔 얻어걸리면 최상품의 고기를 받을 때도 있다니깐? '꿀꿀이네'의 고기는 보기만 해도 어떻게 요리를 해야 할지 떠오르며 군침이 돌기 시작해. 그만큼 정말 맛있어 보이는 고기들이거든. 하지만 가격도 가격이다 보니 중요한 요리를 해야 할 때나 손님들에게 파는 음식에만 사용해.>>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두 조직 모두 재료를 팔지 않겠다고 하는 거야. 결국에는 나와 피에르가 함께 새로운 유통경로를 뚫는 수 밖에 없는 거지. 하지만 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피에르와 일을 하는 것은 정말 즐겁거든.>
>-잭의 책장에서 발췌

#373a3c>이런 곳에서 요리하는 요리사들의 대부분은 같은 꿈을 꿔. 바로 '8인의 세프'가 되는 것! 그들은 정말 궁극의 맛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이거든. 그들의 요리 방법은... 아마 듣기만 해도 온몸이 짜릿해질 거야! 모르겠다고? 아니야, 너도 분명 느낄 수 있어. 그냥 미친 것 같다고? 에잉, 잘 들어봐 이 꽉 막힌 사람아! 이래서 뇌가 늙은 사람들이랑 대화를 못 하겠다니까. 맛도 없고!>>사람이 끌어낼 수 있는 맛에는 한계가 있어. 인간의 혀가 느낄 수 있는 맛의 극한은 생각보다 별 거 없거든. 온몸에 전율이 흐를 정도의 맛은 느낄 수 없고 그냥 딱... 딱 눈이 돌아갈 정도만 맛있는 거야! 너희들이 아~맛있어~하고 그냥저냥 먹는 음식들은 더! 더, 더더더~더욱 별거 없다는 소리지! 그래서 수많은 셰프들은 이 이상의 맛을 추구하기 위한 방법이 뭘까... 하고 무릎을 맞대고 고민하다가... 동시에 머리를 '탁' 쳤어! 혀로 느끼는 맛, 그 이상의 경험을 맛으로 승화시키면 어떨까? 접시에 예쁘게 담는 것도 맛의 일부라고 하잖아? [[살인|요리의 과정 자체]]를 맛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면! 그들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여러 실험을 했어.>>그래서라니? 맛에 끝이 있었다면 난 이렇게 노력하지도 않았어! 세프들 모두가 더 화끈한 맛을 추구하기 위해 아직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 난 그들의 앞치마 얼룩만큼이라도 따라가고 싶을 뿐이고!>
>-피에르의 책장에서 발췌